Collective 박기완
나는 알고 싶다. 모든것을 알아내고 싶다. 그녀석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신경쓰인다.
내가 기분이 나쁘던 나쁘지 않던 그 부분은 그녀석에게는 상관없다. 그저 물흘러가는 대로 사는 그녀석...
언제 한번 언지를 준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녀석은 뭐라고 했더라.... "자세를 고쳐앉아봐"라나 뭐라나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이다.
언제부터일까 내가 그녀석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처음 봤을 때였었던가 다짜고짜 찾아온다고 하고선 그녀석은 갑작스럽게 집에 놀러왔다.
뭐가그리 조급했는지, 어쩌다 '한번 볼까?'라는 말에 그날 당일날 마주하게 되다니 굉장히 급한 성격의 아이인줄 알았다.
하지만 당일 느낀 그녀석에 대한 감상은 생각보다 조심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어딘가로부터 도망쳐 마주할 하나의 그루터기를 찾는 듯이 그녀석은 급하게 움직이는 듯 보였다.
왜 도망쳐야 하는 것일까? 어딘가 그녀석을 누르는 무언가가 짐덩이처럼 붙어있으리라 생각했다.
어떠한 책임이 있는 듯 한데, 그 책임을 온전히 지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필히 해방되고 싶은 마음과 책임을 져야한다는 그 마음이 서로 끊임없이 대립하여 그녀석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어쩔때는 굉장히 단순하게 보여질 때가 있다. 정말 재미가 없는 단순한 것에 환한 웃음을 보이는 그녀석을 보자니 일직선으로 곧게 올라가던 그녀석에 대한 이해도가 한순간에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저게 재밌냐?'라는 질문에 '웃긴데?' 한마디로 돌아오는 대답, 정말 순수한 '재미'를 보는 듯 하다. 어찌보면 굉장히 안쓰러워지기도 했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어떠한 폭팔이 일어나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감정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녀석을 이루고 있는 지반이 너무나도 약하거나 없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아니면 그녀석이 가린 부분을 내가 찾아내지 못한 것일까?
통통 튀어 어딘가로 갈지모르는 그녀석의 감정들이 어떤 부분부터 시작되는지 알고싶다. 가려진 그녀석의 지반을 찾아내고 싶다.
생각해보면 그녀석이 말하는 '자세를 고쳐앉아봐'라는 말도 틀린말이 아닐것이다. 나를 이루고 있는 그 지반들이 너무나도 탄탄하기에 그녀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정말 당연한걸 고민하고 있던 걸까.. 헛웃음이 입과 코에서 새어나온다. 탄탄한 지반과 굳건한 기둥들에 가려져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게 이해하니 모든게 숙연해지고 하나하나에 다른 무언가가 숨어있는듯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숨은 무언가가 재미있다. 나의 재미를 위해 자세를 고쳐앉아봐야겠다.
* 본 이미지와 글은 프로젝트 스페이스 릴리즈에서 진행하는 Release collect 작가 공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정된 김진휘 작가의 개인전 <무경계>와 연계하여 제작된 팀 Release의 창작물입니다.
E-mail . projectspace.release@gmail.com
Instagram . release_projectspace
E-mail . projectspace.release@gmail.com Instagram . release_project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