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ive 권채은
언어로 엮어 정의하려 해도 잘 되지 않는 관계가 있다. 이것과 내가 그렇다.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이것은 나와 어떤 관계인가. 나에게 종속되어있는가 하면 철저하게 유리되어있고, 내 뺨에 아주 가까이, 어떤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것처럼 끈적하게 달라붙어있다가도 담백한 모습으로 공중에 부유하곤 한다.
이것은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나로 인해 규정되어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인지, 원래가 그 모양인 것인지 알 수 없다. 아니, 어떤 모양을 가지고 있었던가? 내뱉고 마는 말들처럼 반짝 나타나는 듯 사라지는, 만질 수 없는 것이었던가?
나에게는 이것이 필요한가, 그래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나는 왜 이것에 이름을 붙이고 내 뺨에 붙이고, 눈으로 붙들고있나. 이것은 왜 자아가 없는 것처럼 굴면서 나에게 붙들려있는가.
썩 유쾌하진 않지만 불쾌하거나 혼란스럽지는 않다. 원래가 그런 존재 아닌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만들어지는 것. 다만 그 존재의 어색함이 잠깐 느껴질 뿐이다.
지금도 이것은 나를 푹 찔러 당황스럽게 한다. 그래서 눈을 깜 빡 뜨면 미지근한 온기만 남아있다.
* 본 이미지와 글은 프로젝트 스페이스 릴리즈에서 진행하는 Release collect 작가 공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정된 김진휘 작가의 개인전 <무경계>와 연계하여 제작된 팀 Release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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