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권채은 개인전 '그래서 뭐'
















권채은 개인전│ 그래서 뭐

- 기         간: 2022. 10. 19.(수)- 11. 3.(수)

- 운영시간: 09:00-18:00

- 장          소: project space Release





  논리에 지배당할 때가 있다. 1 다음에는 2가 와야 하고, 이유 없이 흐트러진 것들은 참지 못한다. 나의 정서 변화에 있어서도 스스로의 허락을 기다린다. 지금 웃음이 나오는 것은 올바른 결과일까? 슬프고 분노할 ‘만한’ 일인 걸까? 나의 메커니즘에 지배당해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작업할 때 역시 구조가 논리적인지 검열하고 납득할 수 있는지에 집착하며 그렇지 않은 작품은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논리는 없다.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영원불변한 법칙은 없고, 같은 입력값에도 다른 값이 출력된다. 그렇다면 이 논리라는 것은 결국 허상인가?


 



 본 전시는 논리에 대한 집착으로 시작하여 그 실재에 관한 의문으로 마무리되었다. 앞뒤가 들어맞는 정갈한 작품을 기대해도 결과는 오롯이 나만의 생각일 뿐이다. 스스로에게 있어서도 후에 다시 보면 그다지 완벽하지 않다. 여기서 답답한 마음에 '그래서 뭐!' 하고 시선을 돌리고 만다.

 이런 질문 비슷한 외침 후, 그동안 집착했던 구조와 논리는 와르르 쏟아지고 만다. 이들은 새로운 공간을 만나고 불변하는(할 줄 알았던) 원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리를 찾는다. 쥐고 있던 내 손도 그러하다. 이것은 무너져 사라짐이 아니라 해방이자 확장이며, 여기서 우리는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엉뚱한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도 꽤 괜찮음을 알게 된다.





 전시를 구성하고 작품을 만들면서 그 ‘논리’에 부합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래서 뭐!’ ‘그래서 뭐?’ 따위의 외침 이후, 그들이 바닥에 내팽겨지고 알아서 굴러가 자리를 잡는 것을 목격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떠한가. 여러분은 전시 제목을 먼저 보고 들어왔으므로 논리-해방의 과정을 거친 나와 반대로 해방-논리 순서로 어떤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순서, 나의 순서에서 벗어난 순서로 전시를 관람한 그대들에게 어떠했는가를 묻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충분히 사유 가능한 공간으로 느껴졌으면 한다.





권채은, 캠페인, 2022, 가변설치, nutrient agar (한천 배지)



권채은, mirror, 2022, 15×9×5.3 cm, glasses


권채은, 바이블, 2022, 6×7 cm, pen on paper




권채은, 우주, 42×59.4 cm, digital printing




권채은, 개성, 2022, 가변설치, silicone, acrylic




2022. 11.